내 여자의 모든 것 1 권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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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2021-02-25
시리즈 닐라
출판사 동아
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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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분류 : 로맨스

* 출판사 : 동아

* 도서명 : 내 여자의 모든 것 1, 2권 (전 2권)

* 작가명 : 닐라

* 출간일(입고일) : 2021년 2월 25일

* 정 가 : 각권 12,000원

* 판 형 : 4*6판형

* 페이지 : 1권 512페이지, 2권 480페이지

* ISBN

(set) 979-11-6302-460-6 04810

(1권) 979-11-6302-461-3

(2권) 979-11-6302-462-0

* 초판 한정 <내 여자의 모든 것> 일러스트 카드 증정 이벤트!---초판도서는 조기 소진될 수 있습니다

 

<표지 카피>

꽃잎 대신 눈발이 날리던 3월의 캠퍼스.

서태경은 동아리 신입 모집 부스에서 김서우를 만난다.

“너도 기억하지? 김서우. 우리 고등학교 한 해 후배.”

귓불에 몇 개씩 박힌 피어스와 핑크색 머리.

익숙한 얼굴이 낯선 꼴을 하고 있었지만

저를 볼 때마다 홀린 듯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했다.

“군대 가신다고…….”

“뭐?”

“선배님 곧 군대 가신다고 들어서…….”

그러던 중 군 입대를 앞두고 만취한 태경을 찾아온

서우는 그날 밤 이후 연락이 끊어지고.

5년 후. 예상치 못한 시간, 장소에서

태경은 다시 그녀와 재회하게 되는데…….

“인사해요, 태경 씨. 여긴 우리 와이프.”

<작가 소개>

닐라

<사막에 내리는 눈>

<사랑을 말할 때> 등 출간

<목차>

[1권]

01

02

03

04

05

06

[2권]

07

08

09

10

11

에필로그

<본문 맛보기>

[1권]

“안녕하세요…….”

“…….”

“저, 저희 여기 동아리 가입하려고…….”

작고 앳된 음성이 머뭇머뭇 흘러나왔다. 짧은 동요를 감추고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온 태경이 어떻게든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는 여학생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거의 쇼트커트에 가까운 짧은 단발머리는 생소한 스타일이었다. 허벅지 부분이 헐렁하고 발목으로 갈수록 통이 조여드는 갈색 모직 바지와 굽이 두툼한 가죽 부츠, 가냘픈 어깨를 덮고 있는 낡은 코르덴 재킷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또 무슨 컨셉이야.’

태경이 빤한 눈으로 그 독특한 패션을 대놓고 훑었다. 복식사에는 문외한인 이공계인 까닭에 복고풍이라는 단어만 겨우 떠올릴 수 있었다. 어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 캐릭터가 할 법한 차림새 같은데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본 듯도 했고.

“동아리 가입하시게요?”

“네, 네…….”

“영화 좋아해요?”

다소 단도직입적인 말투에 창백하던 여학생의 볼이 붉어지며 속눈썹이 파르르 요동치는 게 보였다. 원래도 긴 속눈썹이 좀 과하게 발린 듯한 마스카라 때문에 거의 휘청거릴 지경이었다.

“아, 네, 보, 보는 건 좋아하는데…….”

“신입생?”

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란 화구통을 메고 있던 마른 어깨가 약간 펴졌다. 힐끔 태경의 얼굴로 향했다 금세 피해 버리는 갈색 눈동자에 자랑스러운 듯한, 뿌듯한 빛이 얼핏 도는 듯도 했다.

“반갑네요.”

태경이 덤덤하게 대꾸했다. 어쩐지 피식 웃음이 날 것 같았다. 저렇게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을 거면 뭐 하러 애써 어울리지도 않게 시치미를 뚝 뗀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변한 게 없네.’

그러고 보면 대충 1년 만인가.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거의 3년 만이다.

‘스타일만 바꾸면 뭐 해.’

머리 모양도, 옷차림새도 판이하게 달라졌고, 늘 얼굴을 반 이상 가리고 있던 마스크도 보이지 않았지만 상자 속에 머리를 처박은 오리 새끼처럼 행동하는 건 여전했다. 자기 눈에 안 보이면 다른 사람 눈에도 안 보일 거라 생각하는.

“……그러니까 부담 가질 필요 없고요. 촬영도 하는데 주로 감상 위주로 활동하니까 기술적인 부분은 몰라도 괜찮아요.”

힐끔힐끔 틈만 나면 저를 훔쳐보는 눈빛을 모른 척하며 태경은 앞선 지원자들에게 했던 대로 동아리 설명을 깔끔하게 마쳤다. 사실 엉망으로 소개했다 해도 별 상관은 없었을 것 같았다. 이미 가입할 마음을 먹고 부스에 들어왔을 테니까.

“입부 원서 드릴까요?”

태경이 묻자 여학생이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일어났는지 옆에 있던 영훈이 원서 양식을 내밀었다. 그들이 원서를 작성하는 사이, 태경은 장갑을 낀 손으로 그들에게 줄 과자와 음료수 따위를 챙겼다.

“아, 감사합니다.”

황송한 듯 태경이 건네준 먹거리들을 두 손으로 받아 든 여학생이 다 쓴 원서 두 장을 겹쳐서 내밀었다. 떨리는 종이 끝을 못 본 척하며 태경이 그것을 받아 들었다. 기재된 연락처로 연락드리겠다고 하자 여학생은 깍듯이 인사를 한 뒤 얼른 몸을 돌려 도망치듯 눈이 펄펄 쏟아지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태경은 그대로 서서 그 작은 등이 안 보일 때까지 그쪽을 바라보았다. 포장마차처럼 길게 늘어선 부스 사이로 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점점 멀어지는 뒷모습이 한번 뒤집었다 바로 놓은 스노볼 속 모형 같았다.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보았다면 눈이 마주쳤을 텐데 여학생은 그러지 않았다. 대신 화구통 반대쪽 어깨에 메고 있던 가죽 가방을 주섬주섬 열어 태경이 건넨 쿠키 두 개와 알로에 병 음료를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집어넣는 게 보였다.

옆에 있던 영훈이 자다 눌린 옆머리를 손으로 정리하며 혼잣말처럼 감탄을 했다.

“와, 예술대생들은 역시 달라. 진짜 개성 강하네.”

태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란히 테이블에 놓인 두 장의 입부 원서로 시선을 돌렸다. 영훈도 눈을 가늘게 뜨고 함께 원서를 내려다보았다.

“미술학과 XX학번 김서우, 허채윤? 뭐야, 누가 김서우고 누가 허채윤이야?”

태경의 기억에 남은 사람은 여학생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 옆에 남학생 하나도 같이 있긴 했다.

“둘 다 이름이 중성적이네. 그래도 나는 알겠다.”

영훈이 자신 있게 말하며 허채윤의 원서를 집어 들었다.

“얘가 여자네.”

태경이 왜? 하고 물었다.

“여기, 입부 동기 쓴 것 좀 봐라.”

영훈이 손끝으로 들고 있던 원서의 입부 동기란을 톡톡 두드렸다. 거기엔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로 신입생 모집하는 선배님이 잘생겨서, 라고 짧게 쓰여 있었다.

[2권]

오전 9시는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밤에 일을 하는 승준에겐 새벽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새벽 댓바람부터 바득바득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단잠을 깨운 사람이 근 10년 만에 만난 친구가 아니었다면 받자마자 욕을 하고 끊어 버렸을지도 몰랐다.

그 용건이란 게 별것도 아니고 저녁에 밥이나 같이 먹자는 게 전부였다는 것엔 결국 욕이 튀어나오고 말았지만.

“매일 먹는 저녁밥이 뭐 대단하다고 아침부터 이 난리야?”

못마땅해서 한 소리 하긴 했지만 수화기 속 친구의 목소리가 아닌 척해도 부쩍 들뜬 것 같아서 승준은 좀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해 오픈 준비를 대강 끝낸 후 가게를 직원에게 맡겨 놓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태경이 제 이름으로 예약을 해 놓았다고 미리 일러 준 식당은 코스 가격이 두당 기십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고급 일식집이었다.

‘이 새끼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

태어날 때부터 돈 따위에 구애받지 않고 산 복 많은 팔자답게 태경은 씀씀이가 크고 지갑도 잘 열었다. 승준도 학창 시절에 밥이든 뭐든 그에게 꽤 많이 얻어먹었다.

마음을 쓰는 것보다 돈 쓰는 게 더 편하다는 본인의 재수 없는 말대로 딱히 무슨 날이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후하게 구는 건 아니었지만 오늘은 약간 느낌이 달랐다. 아침부터 설레발을 친 것도 그렇고, 식당 선정도, 좀 더 본격적으로, 뭔가 좋은 일이 있어 한턱내는 그런 분위기인데.

“서태경 뭔 일이래? 갑자기 승진이라도 했대?”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방석을 당겨 자리에 앉으며 승준이 맞은편에 있던 상현에게 물었다. 상현은 승준보다 먼저 도착해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농담기가 농후한 승준의 질문에 상현은 자기도 모르겠다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물병에서 물을 따라 컵을 승준의 앞으로 밀어 주었다.

“아님 로또 당첨이라도 됐나?”

“로또는 내가 매주 사는데.”

“그럼 왜 이래? 목소리만 들어도 아주 날아다니던데.”

“그러게.”

“저번에 김서우랑 사귄다고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말을 하던 승준이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상현도 약간 떨떠름한 눈으로 그를 마주 보았다.

“……아니겠지?”

“글쎄.”

얼버무린 상현이 슬쩍 미간을 모았다. 난감한 듯 눈을 굴리는 그를 향해 승준이 아닐 거라고, 아무리 서태경이라도 설마 벌써 헤어지기야 했겠느냐며 손을 휘저었다.

“새끼가 답지 않게 얼마나 지극정성인데. 김서우 우리 가게 출근하는 날에도 매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난리도 아냐. 그뿐인 줄 알아? 매일같이 전화해서 김서우 굶기지 마라, 너무 늦게 퇴근시키지 마라, 힘든 건 니가 해라, 얼마나 지랄인지 몰라.”

“하하.”

“반경 1미터 내로 아무도 접근 못 하게 하라는데, 서버가 그게 돼?”

아마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아무 일도 시키지 말라는 것일 거라며 승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서우가 퍼플캣에서 일하는 걸 태경이 대놓고 못마땅해하는 걸 상현도 알아서 말없이 쓴웃음만 지었다.

“저러다 아주 나 장사 못 하게 식약처에 투서라도 찔러 넣는 건 아닌가 몰라.”

“하하, 설마.”

“아냐. 지금은 나름 참고 있는 것 같은데 곧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기세더라고. 김서우한텐 그만두라 소리 못 하니까 나를 그만두게 하겠다는 거지.”

상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승준도 따라 웃었다.

“그 새끼가 진짜 그럴 줄은 몰랐다.”

승준의 말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며칠 전 태경이 승준의 가게에서 친구들을 모아 놓고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폭탄선언을 했을 때와 비슷한 정적이었다.

‘나 여자 친구 있어. 그러니까 소개팅 얘기 그만해. 안 받아.’

소란스럽던 주위가 음소거라도 한 것처럼 일시에 조용해졌다. 좀 전까지 태경에게 제 회사 동료의 프로필을 줄줄 나열하며 소개 좀 받으라고 다그치던 녀석 하나가 눈이 휘둥그레져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

‘뭐? 누군데? 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귀는 사람 없다고 했잖아.’

‘그땐 없었으니까.’

뭔 당연한 소리를 그렇게 시끄럽게 하느냐는 듯 태경이 팔을 빼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곧 언제, 어떻게 만난 사람이냐는 질문 세례가 폭풍처럼 쏟아졌지만 태경은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귀찮은 소개팅 제안을 거절하기 위해 그런 구실을 댈 정도로 성의 있는 서태경이 아니었다. 확실히 누군가 생기기는 한 게 분명했다.

‘어떤 사람인데? 우리한테는 얼굴 안 보여 주냐?’

‘너네한테 왜 보여 줘. 아깝게.’

쏟아지는 야유에도 태경은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집요하게 캐물어도 연인의 이름 석 자조차 말해 주지 않아 이 자식 혹시 연예인 사귀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뭘 그렇게 아끼냐? 그냥 얼굴 한번 보자는 건데.’

‘자식 얼굴 핀 거 봐. 그렇게 좋냐? 얘 이러는 거 처음 보네.’

‘이러다 서태경 금방 장가간다 소리 나오겠는데?’

태경은 부정하지도 않고 되레 피식 웃기만 해서 또다시 친구들을 경악하게 했다. 대체 어떤 여자냐고, 너무 궁금하다고 묻는 녀석들 대다수가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이었다.

승준과 상현은 남몰래 슬그머니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몇몇은 어쩌면 김서우를, 한 번쯤 이름은 들어 봤거나 얼굴을 알지도 몰랐다. 하지만 태경의 연인이 김서우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승준과 상현 둘밖에 없었다.

승준은 김서우의 고용주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 보니 태경으로서도 신속히 그 신변과 관련된 변동 사항을 알려 참고라는 이름의 주의를 줄 필요가 있었을 터였다. 아울러 이후 톡톡히 간섭을 하겠다는 포고이기도 했다.

그 자리에 상현을 동석시킴으로서 태경은 나름 그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켰다. 하지만 상현은 그에 뿌듯해할 정신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그는 태경이 바랐던 반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만약 그가 제게 바라는 반응이 있었다면 말이다.

‘그래, 그 애가 너희 회사에 다닌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것도 같다…….’

상현 역시 서우를 기억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근 몇 년간의 일들도 남들만큼은 알고 있었다. 모르고 싶어도 그런 종류의 일들은 살다 보면 어떻게든 귀에 들어오는 법이다. 두 명의 사망자를 낸 한밤의 교통사고는 당시 뉴스에도 짧게 보도됐다.

상현은 태경의 새로운 연애를 응원하지도 않았지만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런 일을 어떻게 이제야 얘기하느냐는 타박 한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태경을 잘 아는 만큼 쓸데없는 충고나 설득이 통하지 않을 것도 안다. 하지만 내심 놀란 것도 사실이었다. 동시에 염려가 됐다.

30대 초반, 마냥 적지만은 않은 나이다. 아직 결혼 제도가 굳건한 대한민국에서 이 시기의 연애는 특히 인생을 좌우할 중대사와 직결된다. 그저 단순히 좋은 마음 하나만 보고 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물며 연애와 결혼은 또 다른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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