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기도할 때 (소미미디어)

13,800 12,430 1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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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2019-06-01
발간일 2017-10-25
발간일 2021-10-28
시리즈 스미노 요루
시리즈 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출판사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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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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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추리신인상 수상 작가, 고바야시 유카의 감동 미스터리

    죄인이 기도할 때

    罪人が祈るとき

    지은이 고바야시 유카 | 옮긴이 민경욱 | 판형 135*195

    장정 무선 | 페이지 312쪽 | 13,800원

    초판 발행일 2021년 10월 29일 | 분야 문학>일본소설 | ISBN 979-11-384—0437-2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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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계획만 짜면 돼. 내가 그 애를 죽여줄게.”

모두가 눈을 돌린 학교 폭력, 상처투성이 소년 앞에 나타난 수상한 삐에로

부서지기 직전이던 소년의 마음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무너지는데…….

아버지의 반대에도 공립 고등학교에 진학한 도키타는 한 학년 위 학교 불량배인 류지 일당의 타깃이 되어 공공연한 괴롭힘을 받는다. 도를 넘은 폭력과 갈취, 따돌림,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히는 류지의 악랄함 때문에 친구들마저 등을 돌리고, 외롭고 절망적인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도키타가 사는 동네에는 ‘11월 6일의 저주’가 있다. 3년 연속 똑같은 날 자살하는 사람이 나와 퍼진 소문이다. 올해도 그날이 되면 어김없이 누군가 죽을 거라는 소문이 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류지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도키타는 11월 6일의 괴담을 이용해 류지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을 세운다. 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살인까지 결심한 그때, 소년 앞에 수수께끼의 삐에로가 등장한다. 스스로를 ‘페니’로 소개한 남자는 자기가 대신 류지를 죽여주겠다고 제안한다. 속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의 제안이지만 절망에 빠진 도키타는 그 손을 잡기로 결심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뚫고 나오는 강렬하고 선명한 외침

폭력에 의한 상처가 치유될 수 있는가?

가해자를 처벌하면 고통은 모두 사라지는가?

고바야시 유카는 데뷔작 《저지먼트》(2016)를 통해 범죄와 처벌의 형평성에 대해 강한 불만을 재기하며 일본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복수를 합법화한 시대, 뉘우치지 않는 범죄자를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복수한다는 내용은 큰 호응을 이끌어냈고, 이 작품으로 고바야시 유카는 제3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과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이후 작가는 ‘복수’를 소재로 한 작품을 연달아 발표하며 죄와 벌, 피해자의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죄인이 기도할 때》 또한 사회의 시선과 손길이 닿지 않은 어두운 곳에서 약자에게 행해지는 폭력에 대한 복수를 다룬다. 전작들과 차이가 있다면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가해자 류지는 사람을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며 피해자에게 더 깊은 절망을 안긴다. ‘법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는 류지는 괴물 그 자체이다. 자신감 넘치는 가해자의 태도와 도움을 처해도 손 내미는 이가 없다는 사실은 피해자를 더욱 절망적이게 한다. 결국 고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목숨을 끊거나 상대처럼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어린 나이에 떠안아서는 안 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 것이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웃고 피해자는 평생 참고 숨어 사는 사회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래서 가해자에게는 죄의 무게를, 피해자에게는 복수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삐에로 ‘페니’의 등장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결말의 깊은 여운까지 완벽한 소설, 《죄인이 기도할 때》는 읽는 내내 독자를 울고 웃게 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차례

제1장 조우

제2장 붕괴

제3장 공모

제4장 결단

제5장 결행

제6장 심판

제7장 기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부조리한 상황에 쫓겨 자살할 마음을 먹은 사람이 있다면 ‘11월 6일 복수의 날’에 증오하는 상대를 매장해버리고 죽자!

이렇게 쓰고 나부터 앞장서는 것이다.

사람을 벌레처럼 취급했던 사람들은 그날이 올 때마다 벌벌 떨겠지. 지금까지 자신들이 경멸하고 궁지에 몰았던 상대가 보복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전율하는 날이 될 것이다.

실제로 복수극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쯤 이 세상에서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모른다.

하지만 그날까지 기다릴 수 없다. 아니, 녀석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 녀석들의 폭력은 날이 갈수록 악랄해져 요즘 들어서는 목숨이 위험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소년이 폭행당해 사망했다는 뉴스나 기사를 볼 때마다 내일은 나겠구나 싶다. 험악한 사건이 많다며 한탄할 수 있다는 건 아직 행복한 세계에 있다는 증거다.

_본문 13쪽

그들의 시선 끝에 피에로가 서 있다.

키가 작고 마른 체형이라 영 듬직하지는 않았는데 등을 꼿꼿이 펴고 있는 모습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듯한 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인간이 분장한 게 아니라 느닷없이 다른 세계에서 나타난 기묘한 생명체 같았다.

컬러풀한 복장 탓일까? 옅은 보랏빛 구름이 흘러가는 저녁노을 진 하늘에 위화감 없이 녹아들었다.

새빨간 머리는 사자처럼 치솟아 있었고 얼굴에는 피에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싸구려 마스크가 아니었다. 특별 주문한 것인지 피부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눈 주위는 검게 칠했고, 오른쪽 눈에는 흘러내린 듯한 파란색 눈물이 덧그려져 있다. 중앙에는 광택이 감도는 둥글고 빨간 크라운 노즈. 그 아래에는 귀를 향해 불길할 정도로 두껍게 찢은 커다란 입술. 그 입술 안으로 하얗고 가지런한 조그만 이가 보였다.

_본문 17쪽

“왜…… 나를 도와줬어요?”

“너, 죽고 싶어?”

페니는 대답하는 대신 내게 질문을 던졌다. 녀석들에게 ‘이제 됐어, 죽여’라고 한 말을 들은 게 틀림없다.

“가능하다면 녀석을…… 류지를 죽이고 나도 죽고 싶어요.”

“안타깝네. 상대만 죽이면 되는데.”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고, 그다음 인생은 어차피 힘들 테니까…… 살아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완전범죄를 하면 되지.”

“완전범죄? 그건 무리죠. 일본 경찰은 우수해요.”

“내가 죽여줄게.”

청부살인? 농담이겠지. 설마 살인이 취미인 살인마일까?

조금 경계하면서 머리를 굴리고 있었더니 페니가 또 깔깔 웃어댔다.

_본문 25쪽

자살의 진상을 알고 싶었던 우리는 장례를 마친 뒤, 시게아키가 남긴 노트를 들고 학교를 찾았다. 시게아키에게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괴롭힘을 당하진 않았는지 물었다. 하지만 담임은 “학교폭력이 일어난 일은 없다” “타박상은 체육 시간에 생긴 게 아닐까”라는 답을 되풀이했다.

확실히 그 노트만으로는 누구를 원망하며 목숨을 끊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담임은 입을 다문 우리에게 가시 돋친 말투로 물었다. “부모님은 혹시 모르셨나요? 시게아키 군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신 적 없으세요?” 그 말에는 ‘학교만 원망하지 말라’는 원망이 담긴 듯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으나 담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거운 공기가 실내를 감쌌다.

마지막에 걸려온 전화 말고는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아니다, 자기 목숨을 끊을 정도니 아무 일이 없었을 리 없다. 우리는 시게아키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_본문 72쪽

“살해 실행일.”

“그건…… 나 혼자 결정할 수 없으니까.”

“나는 언제든 상관없어.”

“그럼 11월 6일이…….”

페니는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내 말을 가로막듯 물었다.

“그날까지 살아 있을 수 있겠어?”

페니는 내 팔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팔에는 류지한테 맞아서 생긴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었다.

“녀석이 날 죽이지 않는다면…….”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돈도 더는 줄 수 없다. 학원 특별 강습을 받겠다고 거짓말해 아버지에게 받아내지 않는다면 11월 6일까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실행일을 앞당기는 게 좋겠어.”

페니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묘한 감정이 부풀었다.

뭐지…… 이건 혐오감일까. 뭐가 싫지? 왜 망설이는 거지?

_본문 128쪽

옮긴이의 말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장밋빛이 아니며 부조리한 일이 정말 많이 일어나죠.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고 그 풀 길 없는 억울함이 ‘쓰고 싶다’라는 충동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제 주장을 넣으려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계속 생각’하는 거죠. 그것이 바로 가까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고 스스로 살아가는 데도 유익할 것 같습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작가의 말처럼 ‘계속 생각하는 것’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소리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다음이 있다는 얘기를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에 오열하고, 웃게 만드는 작품이다.

_옮긴이 민경욱

저자 소개

고바야시 유카小林由香

어릴 때부터 영화 보기를 좋아했다. 26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로 올라와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학교에서 각본 쓰기를 공부했다. 2006년 〈전속력 아저씨〉로 제6회 이사마스튜디오영화제 시나리오대상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당시 심사위원의 추천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제1회 후지산·가와구치코영화제 시나리오콩쿠르 심사위원상(2008), 2010년에 MONO-KAKI 대상 시나리오 부문에 가작 입선했다. 2011년에 발표한 소설 《저지먼트》가 제3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고 2016년 단편 〈사이렌〉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로 선정되면서 소설가로도 주목받는다.

고바야시 유카는 학교폭력, 종교적 문제, 무차별 살인, 아동학대 등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발생하는 피해자와 그 가족,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리는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유족의 복수를 그린 데뷔작 《저지먼트》, 피해 아동의 구제를 다룬 《구원의 숲》, 학교폭력 피해자 간의 연대를 다룬 《죄인이 기도할 때》까지 소년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주로 다룬다.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한 경력을 반영하듯 가슴을 울리는 대사와 저절로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르는 묘사가 특기이다.

지은 책으로는 《이노센스》(2020), 《아직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2021), 《티그리디아의 비》(2021)가 있다.

옮긴이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8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 이케이도 준의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고타로의 《SOS 원숭이》,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야마자키 료의 《커뮤니티 디자인》, 구마 겐고의 《나, 건축가 구마 겐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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