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거짓말과 다정한 사신 (대원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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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2021-07-29
레이블(브랜드) NT노벨
시리즈 너의 거짓말과 다정한 사신 아오야 마미
출판사 대원씨아이
아오야 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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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잘 기억해

몇 년 후의 넌 분명히 변해있을 테니까”

소나기가 지나 무지개가 떠오른 점심시간,

모모세는 같은 학년 미소노 레이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클래스메이트와 왠지 거리를 두고 있는 레이는

이상하게 모모세에게만 마음을 연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모모세는

이 성격 탓에 레이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함께 문화제에서

‘어떤 작전’을 실행하기로 한다. 점점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모세와 레이.

하지만 절대 피할 수 없는, 가혹한 무언가가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데.

주체적인 삶을 갈망하는 소년과 기적을 기다리는 소녀의 청춘 순애 소설.

 

 

지은이 | 아오야 마미

『가노에 양의 왼손』으로 제2회 포플라사 소설신인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 『야마시로 유키의 요괴 사건부』 시리즈, 『쇼팽의 심장』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연경

소설 『내가 사랑한 카프카 그녀』, 『갑자기 프러포즈』, 『아라비안 러버즈』 등을 번역했다.

 

  변하고 싶은 마음, 변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그녀와의 만남

어릴 적 겪은 사건으로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고교생 모모세.

가입 권유를 받으면 거절을 못하는 탓에 소속된 서클만 4개, 반에서도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심지어 학생회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일까지 도맡아 할 위기에 놓였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딱 하나, '운명의 상대'를 찾아야 한다.

창백하도록 하얀 피부, 찰랑거리는 긴 흑발, 스쳐 지나면 절로 고개가 따라가는 미소녀 미소노 레이는 문화제에서 벌일 큰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왠지 거리를 두기 시작한 미소노는 '사건'을 도와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 누군가란 바로 '운명의 상대'.

두 운명은 그렇게 만났다. 각자의 사정을 클리어하기 위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문화제에서 '사건'을 치기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

|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길 고교생들이

가장 절실하게 이 순간을 살아가는 방법은

고등학생이라 믿기 힘들 만큼 충실하고 집요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미소노, 그녀 곁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점 그녀 삶의 방식에 감화되는 모모세. 가족, 학교라는 커뮤니티에서 소외되는 것을 극단적으로 두려워하는 모모세는 다른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지만, 미소노는 모모세에게 물밀듯 닥쳐오는 부조리한 부탁을 합리적으로 거절하고 조절하여 숨통이 트이게 해준다.

그런 미소노의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모모세는 고등학생의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 하루하루에 충실한 생활을 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품는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미소노의 비밀.

『너의 거짓말과 다정한 사신』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순간을 살아가는 고교생들의 현실, 그리고 우정을 다른 청춘 소설이다. 대체 그녀, 미소노의 거짓말은 무엇이며, 그들 곁 사신의 정체는 누구일까?

 

 

교실 안에서, 넓은 교정에서, 나 말고 모든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데, 아무도 날 돌아보지 않게 된다면 분명 숨도 쉴 수 없을 거다.

난간을 꽉 쥔 내 상태를 모르는 채, 그녀는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 내일 인생이 끝날지도 모르는데, 졸업한 후에 만날지 어떨지도 모르는 사람들 기분을 살펴야 한다니, 그게 뭐람.”

흔들림 없는 그녀의 말이 극단적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대쪽 같은 성격의 그녀답다면 그녀다운 말이라 나는 살짝 웃었다.

“그래도 앞으로 1년은 분명히 같이 지낼 텐데?”

먼저 모퉁이를 돌던 그녀가 뒤를 돌아보더니 무척 신비로운 눈으로 날 바라본다.

“학교에만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131쪽

“그래선 타인에게 이용만 당하다 재미없는 일밖에 못 해.”

“…딱히 불만은 없어. 부탁받은 일을 거절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면서 살겠다는 거야?”

“너처럼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사람은 별로 없을걸….”

“그렇다면 나한테나 실컷 이용당하지그래.”

그때까지 밤하늘을 보고 있던 그녀가 내게 눈길을 돌린다.

“그 대신 날 보고 있어. 봐줘. 변해줘.”

휘리리리릭, 고음이 끈적끈적한 공기를 갈랐고, 그녀의 볼이 붉게 물들었다.

그때 내겐 그녀의 얼굴밖에 보이지 않았다. 불꽃은 시야 가장자리에 들어왔을 뿐이다.

-165쪽

“문화제 끝나고 같이 찾아보자. 폐회식이 끝나면 교실에서 기다릴게.”

기다릴게, 다음 약속이 확실하게 정해졌다. 이 말을 들으니 어깨에서 쭉, 힘이 빠졌다. 이제 그녀와 만나지 못하게 될 위기는 피했다. 안심이 돼서 그런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나만 필사적이라는 걸 그녀도 알지 않았을까, 몰래 그녀의 옆얼굴을 살폈다.

살짝 고개를 숙인 그녀의 입가, 거기에는 어렴풋이나마 기쁜 웃음이 서려 있었다.

예상치 못한 표정에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해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녀의 입가에 감돌던 것과 똑같은 웃음이 내 입가에도 슬금슬금 어리는 걸 참기 힘들었다.

-189쪽

어둠을 쫓아낼 만큼 강렬한 빛이라 눈 안에 살짝 통증이 생긴다. 빛에 삼켜지는 것 같다. 아무리 화소 수가 늘어난다 해도 조그만 휴대전화 화면으로 이 눈부심을 재현할 수는 없겠지.

인간의 기억은 모호하다. 그래서 모두 기록을 남기려 한다.

나도 그녀와 함께 지켜본 불꽃의 색과 형태를 언젠가는 잊어버리겠지. 그렇다고 휴대전화로 기록해둔들 화면 속 불꽃은 현실보다 훨씬 색도, 빛도 저하된다.

그렇다면 지금.

언젠가 잊어버린다 해도 이만큼 크고 선명한 불꽃을 놓치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휴대전화를 내렸다. 불꽃놀이의 빛이 파닥파닥 지상에 떨어지며 사라져가자 하늘에는 화약 냄새만 흐릿하게 남았다. 저 냄새는 분명 사진으로 남겨둘 수 없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속삭이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있을 곳 없는 사람 같은 얼굴 하지 마.”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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