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HIBANA 개정증보판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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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2024-03-14
시리즈 불꽃 HIBANA
출판사 소미미디어
마타요시 나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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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5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마타요시 나오키의 소설이다. 2015년 일본 아마존 서점과 오리콘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역대 수상작 가운데 260만 부라는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일본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국내 출간된 지 8년이 지난 지금 작품을 재해석한 표지와 새로운 한글어문규정을 적용해 다듬은 문장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불꽃은 무명 코미디언 도쿠나가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선배 가미야를 운명적으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경쟁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의 방황을 섬세하게 그렸다. 만담을 펼치듯 관객과 파트너의 리듬에 맞춰 극을 잇고 변주하는 감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세련된 문장으로 높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뇌, 성공에 대한 솔직한 열망, 삶의 허무와 인간에 대한 희망을 비춰 결국 모든 이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킨다.

 

 

출판사 서평

 

15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본 문학의 새로운 기준이 된 마타요시 나오키의 데뷔작

 

돌풍을 일으키며 일본 문학의 새로운 기준이 된 마타요시 나오키의 데뷔작이자 제15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불꽃 HIBANA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마타요시의 데뷔는 문단에서는 유례없는 사건이었다. 당시 개그 콤비 피스로 활동하던 그가 순수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2015년 일본 아마존 서점과 오리콘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역대 수상작 가운데 260만 부라는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일본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또한 아사히·요미우리·마이니치·일본경제신문 등은 마타요시 신드롬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극찬했고, 2017년에는 이타오 이츠지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며 언론과 영화계 역시 그를 환영하기도 했다. 이후 마타요시는 불안을 고백하는 100편의 에세이를 엮은 도쿄백경을 출간했고 누계 16만 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나갔다.

 

마타요시가 이토록 꾸준히 일본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코미디언을 꿈꾸며 18세에 도쿄로 상경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무명 시절은 오래 지속되었고, 일거리가 없어 궁핍했던 시절에는 허기로 가득 찬 배를 끌어안고 책을 읽으며 개그를 짰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드나들며 책을 읽었고, 도쿄 기치조지와 미타, 오기쿠보의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책을 구했다. 당시 그가 머물던 작은 단칸방은 벽 사방으로 문고판 책이 머리보다 높이 쌓여 있었을 정도였다. 그렇게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매일 콩트를 쓰며 말하듯이 글 쓰는 문체를 벼렸다. 그래서인지 그의 문학은 만담을 펼치듯 관객과 파트너의 리듬에 맞춰 극을 잇고 변주하는 감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세련된 문장으로 높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뇌, 성공에 대한 솔직한 열망, 삶의 허무와 인간에 대한 희망을 비춰 결국은 모든 이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킨다. 이런 부분들이 끔찍한 자기연민으로 그치는 대부분의 자전적 소설과는 궤를 달리하여 그의 작품이 오랜 시간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생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 수작

 

무명 코미디언 도쿠나가는 아타미만에서 파트너와 함께 콤비 개그를 펼친다. 불꽃놀이 대회의 행사 프로그램이 밀리는 바람에 도쿠나가의 무대는 불꽃이 터지는 시간과 겹치고 폭음에 소리 없이 묻혀버린다.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가미야라는 남자는 도쿠나가를 위해 복수해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무대에 오른다. 그는 야심에 불타지만 의미는 알 수 없고 진지해서 더욱 괴괴한 개그만 펼친다. 이 만남을 시작으로 도쿠나가는 가미야의 전기를 쓰고 가미야는 개그에 관한 이론을 도쿠나가에게 설파하며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시간이 흘러 상황은 미묘히 변하고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도 역전되는데, 사채가 쌓여 있던 가미야는 어느 날 홀연히 잠적한다. 과연 어디로 사라졌고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마타요시는 출간기념 인터뷰에서 불꽃은 도쿠나가가 속한 콤비명인 스파크스를 뜻할 뿐 아니라 두 주인공 간의 관계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도쿠나가는 관객에게 사랑받고 싶지만 재기 발랄함은 부족한 코미디언이다. 게다가 무명 생활이 길어지며 더욱 음울한 분위기를 띤다. 반면 가미야는 미련해 보일 만큼이나 진지하고 순정한 코미디 철학을 세상에 관철하려 든다. 관객뿐 아니라 동료 코미디언에게도 외면받지만 그 세계는 고독할지도 모르지만 그 적막은 스스로를 고무해 주기도 하리라.”(182)고 말하듯 신념을 지킨다. 두 주인공은 양극에 서 있는 듯 보여도 결국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똑같이 느낀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부딪혀 이는 불꽃은 버텨내는 삶을 은유한다. 불꽃을 읽으며 우리는 애매한 재능이라는 벽에 좌절하는 도쿠나가가 되기도 하고 관객 없는 무대에서 독백하는 가미야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어쩔 도리 없이 여러 번 웃고 울게 된다. 불안이 밀려드는 시간을 거쳐본 독자라면 불꽃은 해묵은 감정을 끌어내며 공감과 웃음 그리고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오직 마타요시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유머

 

불꽃은 데뷔작답게 패기가 넘치면서도 노련하다. 마타요시의 자전적 요소를 녹여냈기 때문이다. 무명 코미디언의 대사와 몸짓을 빌려 그에게 가장 익숙한 언어로 생의 아이러니를 탐구한다. 그러면서도 유머와 개그 감각을 적절히 보여주며 무거움을 덜어낸다. 우스갯소리로 한탄을 터뜨리긴 쉽지만 그 유머의 명도를 미묘히 조절하는 일은 섬세함이 필요하다. 마타요시 특유의 스타일은 불꽃에서도 이미 무르익어 있는 듯하다. 이 모든 구조가 매끄럽게 점철돼 우리는 능숙하다고 느끼지만, 마타요시의 세계관은 바로 이 소설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의 전작 가운데 정제돼 있지 않은 가장 날것의 무언가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 끝에 다다르면 우스운 장면에도 왠지 씁쓸한 뒷맛이 느껴진다. 오직 마타요시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유머다.

책 속으로

 

p. 21~22

그 대신 웃겨야 해. 내가 진지하게 질문했을 때는 분명하게 대답하고.”

.”

다시 묻겠는데, 너희 아버님께서는 너를 뭐라고 부르셨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 입니다.”

너는 아버님을 뭐라고 불렀는데?”

한계부락.”

어머님께서는 너를 뭐라고 부르셨냐?”

대체 누구를 닮았냐.”

너는 어머님을 뭐라고 불렀는데?”

대체 누구를 닮았을까.”

대화가 척척 맞아떨어지네.”

 

p. 115~116

이를테면 1년 내내 피에로 옷차림을 관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건 개성이라고 해도 좋다는 말도 했다. 피에로는 다른 누군가 창조한 것이지만 그것을 평소에도 매일 입어내는 것은 이미 오리지널한 발상이라고 단언했다.

근데 만일 그 피에로가 실제로 여름철에는 더워서 이런 옷차림은 싫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경우, 그건 자기 자신의 모방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해. 나는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규범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는 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흉내내는 거잖냐. 그래서 나는 캐릭터라는 것에 저항감이 들더라.”

 

p. 127

어쩌면 가미야 씨는 없다, 없다, 까꿍!’이라는 놀이를 알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고집 센 발명가나 예술가라도 자신의 작품을 받아들이는 자가 갓난아기였을 때, 여전히 자신의 작품을 일절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과거의 천재들도 가미야 씨처럼 없다, 없다, 까꿍!’이 아니라 자신이 온 힘을 쏟아 부은 작품으로 갓난아기를 즐겁게 해주려고 했을까. 나는 내가 생각한 것을 남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미야 씨는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방식을 결코 바꾸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너무도 상대를 과신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일절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가미야 씨를 지켜보면 나 자신이 무척 경박한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곤 했다.

 

p. 182

가미야 씨가 상대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었다. 언젠가 세상을 자신 쪽으로 돌려세울 수도 있는 무언가였다. 그 세계는 고독할지도 모르지만 그 적막은 스스로를 고무해 주기도 하리라. 나는 결국 세상이라는 것을 떨쳐낼 수 없었다. 참된 지옥이란 고독 속이 아니라 세상 속에 있었다. 가미야 씨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내 눈에 세상이 비치는 한, 거기서 도망칠 수는 없다. 나 자신의 이상을 무너뜨리지 않고 또한 세상의 관념과도 싸워야 한다.

 

p. 191~192

영원처럼 생각될 만큼 구제할 길 없던 그 나날들은 결코 단순한 바보짓 같은 건 아니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는 분명하게 두려움을 느꼈었다. 부모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연인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모든 것이 때늦은 일이 되어버리는 것을 진심으로 두려워했다. 나 자신의 의지로 꿈을 마감해 버리는 것을 진심으로 두려워했다. 세상 모두가 타인처럼 느껴지는 밤이 수없이 이어졌다. 월말이면 저마다 얄팍한 지갑을 털어 술을 마시면서 불안을 달래고,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 온갖 고난을 망각의 저 너머로 밀어낼 작품을 제각기 궁리하고 실행했다. 이제 대본으로 세계가 확 바뀔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고무하고 무리하게 흥분했다. 언젠가는 내가 나설 차례가 올 거라고 모두가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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