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쓰라린 기억에 연애를 쉬고 있던 유진.
소개팅인 줄도 몰랐던 자리에 나타난 웬 남자가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다.
“차유진 대리님? 더 멋있어지셨어요.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준혁은 기억도 나지 않는 4년 전 얘기를 들먹이며
그녀의 잔잔한 일상을 조금씩 깨뜨리기 시작하고.
“내 속도에 맞출 필요는 없으니까. 끓는점이 다를 뿐이니까, 우리는.”
뜨겁지는 않더라도 따뜻하게.
완전하지는 않아도 온전하게.
“웃을 때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웃을 때만?”
“이렇게 벗겨 놓으면 더 예쁘고.”
결국 유진은 어느새 몸도, 마음도
서서히 그에게 얽혀 버리고 마는데.
“어딜 봐, 여기 봐야지. 유진아. 이렇게나 좋아하면서.”
은근하게 마음으로 스며든, 뜨겁지 않은 사랑.